본문 바로가기

IT

아이폰 설정팁 : 아이클라우드 리뷰

결론부터 말하자면 

쓰세요. 두 번 쓰세요.

 

프롤로그

이 글의 경우 지극히 일반적인, 소소한 앱과 사진을 몇 천장 보유한, 사용자의 리뷰인데, 나 같은 아이폰 사용자라면 다른 클라우드를 쓰고 있더라도 이제는 아이클라우드로 넘어오는 게 훨씬 클라우드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자동 백업 하나만으로도 그 이유는 충분하지만, 추천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개인적인 경험과 함께 정리해보았다. 아직도 클라우드 서비스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이 있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입문기

클라우드에 돈을쓰라고?

이전에 유료 클라우드에 대한 나의 인식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스마트폰을 샀으면 그것으로 모든 지출은 끝이라 여기고, 부가서비스에 돈을 더 지불한다는 것은 '스마트'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료로 제공되는 네이버나 구글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들의 기본 제공 용량도 적지 않았기에 굳이 돈을 내고 구독하는 사람은 누굴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저장공간이 모자랍니다.

스마트폰 초창기와 다르게 앱과 사진들이 점차 고품질화 되어가며 이를 저장하기 위한 저장용량 증가 또한 거부할 수 없는 시대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아이폰의 저장용량 포지션의 지극히 마케팅적인 측면이 맘에 들지 않아, 용량 업그레이드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 무언가 손해 보는 느낌이 들어 64G 이상으로 구매를 한 적도, 고려한 적도 없었다.

특별히 나는 한 번에 대용량 파일을 다루거나 하는 헤비유저도 아니었고 대용량 게임은 아이패드로만 했기에 아이폰에는 소소한 앱들과 사진 몇 천장이 전부였는데, 그래도 아이폰을 7년째 사용해오다 보니 쌓여가는 데이터들 덕분에 저장공간 부족 메시지를 보게 되었고, 아쉬운 대로 가장 많은 용량을 차지하는 사진들을 무료 클라우드 등에 백업하고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결정적 사건, 수리센터를 방문하다.

그렇게 근근이 용량을 관리해오던, 때는 팀 쿡이 아이폰 xs를 막 소개한 2018년 9월이었다. 난 아이폰 6s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구매한 지 3년이 다 되어가기에 배터리 효율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대략 84퍼센트 정도로 기억한다. 완충 후 아이폰 사용시간이 하루를 넘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반면에 성능은 전혀 뒤처짐이 없었기에 1년만 혹은 더 쓸 생각으로 배터리만 교체하기로 했다. 

 

계속되는 잠금해제 요청

그렇게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 애플의 공식 수리센터 중 한 곳에 예약을 하고 방문을 했다. 내 차례가 되어 접수를 위해 폰을 건넸다. 건네받은 폰은 컴퓨터에 연결되었고, 건너편에 앉은 담당 직원이 뭘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직원의 요청에 따라 지문인식을 하기를 여러 번, 포맷하고 오지 않아서 그런지 찜찜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몇 분이나 흘렀을까 배터리 재고가 없어서 한 시간 후에 다시 방문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몰랐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건 제품을 건네받았을 때 바로 말해줄 수 있는 것 아니었나 싶었다. 물론 정해진 프로세스에 따라 진단 프로그램을 돌려야 하겠지만, 그보다도 뒤의 서있던 직원의 알 수 없는 웃음과 담당 직원의 웃음을 참는 모습 등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제 잘못입니다

사실 이건 나의 실수다. 백업과 포맷만 했어도 직원을 의심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백업과 포맷 후 방문하라는 게 실제 애플의 공식 수리센터 방문 지침이기도 하다. 포맷 없이 방문을 해서 무작정 배터리 교체를 받으려고 한 게 일단 실수였다. 그냥 앞판을 열고 배터리는 새것으로 교체하는 게 전부일 거라 예상하고, 진단 프로그램 부분을 고려하지 못했다. 아무튼 그런 상황에 포맷하지 않고 다시 접수하기에는 너무 찝찝했고, 배터리 교체까지 한 시간의 시간이 남았는데 근처 카페에 자리를 잡고 당장 어떻게 백업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때 생각난 게 아이클라우드였고, 지금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라도 50GB 용량 제공의 아이클라우드를 한 달치 결제를 하고 사용하기로 했다.

 

백업 용량이 이것밖에 안돼?

백업을 실행했고, 얼마 안 돼서 완료되었다. 5GB가 채 안 되는 용량이었다. 이걸 보고 처음엔 백업이 되다 말았는 줄 알았다. 애플 지원에 연결하여 문의하니 앱 자체를 백업하는 게 아니라 앱에 사용자 데이터 부분만 백업을 하는 방식이라 그렇다고 했다. 안심을 하고 포맷을 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다시 수리센터로 가서 교체를 받아왔다. 처음 갔을 때와는 다르게 직원들의 의미심장한 웃음은 없었다. 그래, 그냥 내가 착각한 거겠지 하는 생각으로 지나갔다. 그러나 얼마 후에 한 기사를 접하게 되는데 호주에서 애플 수리직원이 고객 아이폰의 사진의 저장해서 갖고 있다가 해고당했다는 이야기였다. 해당 기사.

그리고 얼마 뒤 이 같은 일이 국내에서도 일어났다. 해당 기사.

 

 

아이클라우드를 계속 쓰기로 했다

아무튼 그때의 수리센터 방문은 내가 아이클라우드를 쓰는 계기가 되었고, 체험 삼아 사용하려던 한 달 동안 찾아낸 여러 장점들과 함께 완벽 적응되어 계속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유 #1 수리센터의 교훈

위의 기사들을 보면 알겠지만 포맷을 하지 않고 가게 되면 정보 유출당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상 폰의 모든 권한을 풀어주기 때문인데, 특히 두 번째 기사의 경우처럼 침수가 돼서 당장 백업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사실상 직원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만약 항상 자동 백업을 해주는 아이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었다면? 바로 포맷을 해버리면 된다. 다만 폰이 아예 켜지지 않는다면 포맷이 안되기 때문에 문제가 복잡해진다.

이외에도 폰 분실시에 모든 데이터를 잃어버릴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폰에는 기기암호를 여러번 틀릴 경우 자동으로 포맷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데이터 유출의 위험도 없다.

 

이유 #2 윈도우와의 연동

이미 잘 알려진 애플 제품들 간의 연속성은 뒤로하고 먼저 윈도우와의 궁합을 얘기해볼까 한다. 아무리 요즘 맥을 쓰는 사람이 많아졌다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윈도우의 점유율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나도 맥북 이외에 윈도우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 아이폰으로 파일을 옮길 때 아주 간편해진다.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를 이용하는 것인데, 윈도우용 아이클라우드를 설치하고 생성된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폴더에 넣어주기만 하면 어떤 애플 제품에서든 접근 가능하게 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한데,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에서 파일 앱에서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폴더로 파일을 넣어주면 윈도우에서 쉽게 받아볼 수 있다. 에어드롭으로 연결되지 않는 윈도우-iOS 사이를 가장 편하게 이어주는 서비스로서 역할을 한다.

어찌 보면 사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라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폰에 드래그 앤 드롭으로 파일을 넣는 것에 대한 갈망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측면도 있기에 더욱 와 닿는다. 참고로 이 부분에서 비슷한 서비스는 드롭박스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유사하다고 느꼈다.

 

이유 #3 애플 기기들 사이의 연동

iCloud 연동의 핵심은 사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먼저 iCloud 사진(iCloud Photos)부터 설명하자면, 이 기능은 아이클라우드 설정에서 사진 항목에 들어가면 가장 상위에서 활성화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지금 찍은 사진이 자동으로 클라우드를 통해 저장되며 아이클라우드에 연결된 모든 기기가 같은 사진 앱을 보여주게 된다. 앨범뿐만 아니라 삭제, 가리기 등의 기능들의 실행도 전체가 동기화된다. 굳이 에어드롭으로 보낼 필요도 없는 것이다.

둘째로 iCloud 저장공간 최적화 기능이 있다. 실제로 아이폰의 용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진인데, 썸네일만 남기고 원본은 클라우드로 백업해서 저장공간을 최적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예전에 아이클라우드 서버가 느릴 때는 원본 다운에 시간이 걸려 욕을 많이 먹었던 기능이기도 한데, 요새는 속도가 빨라져서 거의 바로바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웬만큼 큰 용량의 영상이 아닌 이상 크게 문제 되진 않는다. 

 

이유 #4 저렴한 가격

아이클라우드의 요금제는 용량별로 나눠져 있는데, 최소용량 50GB가 1,100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200GB (3,300원), 2TB(11,000원) 순이다. 위의 나열한 모든 장점들을 이용하는데 한 달에 1,100원만 지불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아이폰의 용량 업그레이드 상술에 대해서 반감이 있는 나에게는 최적의 선택이었던 것 이유가, 앞서 말했듯이 저장용량의 대부분이 사진이라면 얼마든지 아이클라우드에 최적화할 수 있는 용량인 것인데. 실제로 아이폰의 용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면 최소 1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반면에, 아이폰을 3년 동안 사용한다고 봤을 때 최소용량 50GB를 월 1,100원으로 36개월을 지불해도 39,600원으로 초기 추가 비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다.

그리고 이건 단순히 용량에 대응해 생각할 가격이 아닌 것이. 위에 나열된 윈도우와의 연동 그리고 애플 기기들 사이의 연동 등을 덤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격이라는 것이 큰 메리트이다.

 

에필로그

요새 클라우드에 대한 불신이 다시금 커졌다. 바로 연예인들의 삼성 클라우드 해킹 사건 때문인데, 혹시라도 불안감을 가지신 분들을 안심시켜드리자면 사실 삼성이 이중 인증을 강제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 중론이기에 이중 인증만 켜 두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 부분이다. 특히나, 지금 소개하려는 애플 사의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는 이중 인증을 반강제로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